부모가 자녀에게 남길 수 있는 것은 재산만이 아닙니다. 명예퇴직(2022.02.)과 막내아들의 결혼(2024.05.)을 지켜본 뒤, 저는 자녀에게 물려줄 정신적 유산 세 가지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신제독스쿨을 운영하며 인생 2막을 걷고 있는 저는, 쌍둥이 걱정에 마음 졸이는 며느리에게 제가 위기를 어떻게 넘겨왔는지 이야기해 준 적이 있습니다. 며느리는 유치원에 같은 반에 넣을까? 다른 반에 넣을까를 걱정했습니다. 학교에서 제 경험 상 쌍둥이는 차별성 때문에 두 아이는 같은 공간에서 늘 비교의 대상이 되고 아이들도 주눅 들으니 다른 반에 넣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한 아이가 절대로 다른 반에 넣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일단 설득 해보고 그래도 아이가 원하면 아이가 원하는대로 들어주라고 했습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 해주면서 자식에게 진짜 물려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정리해 보게 되었습니다.

자녀에게 무엇을 남겨야 할까요?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위기의 순간 자식이 기댈 곳은 어디일까요? 저는 그 답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 개혁주의 장로교 신앙, 그리고 사랑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늘 “너희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의 무게를 저는 아버지가 안 계신 지금에서야 깊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유산 —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

삶의 벼랑 끝에서 저를 버티게 한 것은 두 가지 목표였습니다. 평생 몸담은 직장에서 명예롭게 퇴직하는 것, 그리고 막내아들의 결혼을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이루고 나서야 비로소 자녀에게 물려줄 기록을 남기는 일에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위기 앞에서도 “이대로 무너지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스스로 증명하지 않으면 물려줄 수 없는 유산입니다.

2014년 8월 공무원 건강 검진에서 유방암으로 진단 받고 수술, 항암 8회, 방사선 21회, 항암약 5년 복용이라는 처방앞에 바닥까지 내려간 체력과 지친 마음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반드시 학교로 돌아가 명예퇴직을 하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버티어냈습니다. 자연건강법을 배워 그대로 실천하며 지금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막내아들도 2024년 5월에 결혼하여 올해 인천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7월 4일에 남편과 함께 다녀왔다.





두 번째 유산 — 개혁주의 장로교 신앙이라는 뿌리

부모가 곁에 없을 때 자식이 의지할 곳은 결국 신앙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개혁주의 장로교에 관심을 갖고 관련 유튜브 강의를 1년째 듣고 있으며, 성경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까지 의지할 안식처는 하나님이라는 확신 덕분에, 저는 자식들과 이 나라를 위해 매일 기도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 1시간 20분 거리의 교회를 아직 다니지 못하고 있지만, 체력이 허락하는 대로 곧 나갈 계획입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 (마태복음 7:7-8, 개역한글)

저는 이 말씀을 매일 아침 외웁니다. 모태신앙이었다면 자녀들이 세상을 조금은 덜 불안하게 살아가지 않았을까 생각하지만, 늦게라도 뿌리를 내리는 신앙이 자녀에게 든든한 유산이 되리라 믿습니다.

세 번째 유산 — 가훈으로 남긴 사랑

저희 가족의 오랜 가훈은 사랑입니다. 저는 이 한 단어를 늘 마음에 새기고 살아왔습니다.

제 정신적 멘토인 이지성 작가는 저서 지금부터 행복해지는 일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속에 희망을 품고 다시 일어서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관점은 제가 사랑이라는 가훈을 자녀에게 물려주기로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세 가지 유산,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이어질까요?

세 가지 유산은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도 결국 하나로 이어집니다.

유산 핵심 내용 일상에서의 실천
극복할 수 있다는 마음 위기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태도 목표를 세우고 끝까지 완주하는 경험 나누기
개혁주의 장로교 신앙 부모가 없을 때 의지할 궁극적 안식처 매일 기도, 말씀 암송, 예배 참석
사랑 (가훈) 관계와 삶을 지탱하는 근본 원리 가족 간 대화와 서로에 대한 존중

제 인생 2막의 여러 프로그램도 결국 이 마음가짐에서 출발했습니다. 극복의 경험을 나누고 싶은 분들께는 제독수련 초급 과정도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추천

[자녀교육: 자식에게 죽는 순간까지 숨겨야 할 것, 정주영 회장에게 배우다]

자주 묻는 질문

정신적 유산은 재산과 어떻게 다른가요?

재산은 형태가 있는 자원이지만, 정신적 유산은 위기를 견디는 태도와 신앙, 관계를 대하는 방식처럼 형태가 없는 자원입니다. 오히려 재산보다 오래,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앙이 없는 가정도 정신적 유산을 물려줄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신앙은 제 경우의 한 축일 뿐, 핵심은 부모가 스스로 증명한 태도와 원칙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가훈은 꼭 한 단어여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가족 모두가 쉽게 기억하고 반복해서 되새길 수 있는 짧은 표현일수록 실천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고 싶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매일의 기도와 짧은 말씀 암송처럼 작은 습관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저 역시 유튜브 강의와 성경 공부로 다시 뿌리를 내리는 중입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자식에게 남는 것은 결국 무엇일까요?

제 경험상, 남는 것은 재산의 크기가 아니라 부모가 위기 앞에서 보여준 태도와 반복해서 들려준 말들입니다.

정주영 회장은 죽는 순간까지 숨겨야 할 것으로 돈과 자만심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이 원칙, 자식 앞에서도 똑같이 적용해야 할까요?

저는 스무 살에 월세 3만 5천원짜리 방에서 독립해 지금은 소도시 43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두 아들을 모두 독립시키고 지금은 집에서 1인기업가로 두 번째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주영 회장의 4가지 원칙을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그대로 대입해 보면, 어떤 부분은 맞고 어떤 부분은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정주영 회장이 말한 ‘숨겨야 할 4가지‘는 무엇인가요?

정주영 회장은 생전에 돈보다 일을, 말보다 행동을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남긴 원칙을 정리하면 대략 네 가지로 압축됩니다.

  1. 가진 돈을 함부로 드러내지 마라
  2. 큰 계획을 쉽게 떠벌리지 마라
  3. 힘든 사정을 쉽게 내보이지 마라
  4. 작은 성공에 취한 마음을 숨겨라

이 네 가지는 원래 사업과 처세를 향한 조언이지만, 부모와 자식 사이에 옮겨놓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가진 돈을 자식에게 말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

부모 세대가 자식에게 재산 규모를 상세히 알리는 순간, 그 정보는 대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이 부모의 자산을 미리 계산하며 인생 계획을 세우게 되거나, 형제 사이에 불필요한 비교가 생길 여지가 커집니다.

저는 월급의 80%를 저축하며 시골 관사에서 생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지금 소도시에서 43평 아파트에 살게 된 지금도 자식들에게 통장 잔고를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습니다. 자식은 부모가 집을 마련해주길 기본적으로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모의 힘은 늘 역부족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더더욱 돈 이야기는 아끼는 편이 서로에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성공에 취한 마음, 자식 앞에서도 숨겨야 할까요?

정주영 회장이 강조한 네 번째 원칙, 작은 성공에 취한 마음을 숨기라는 조언은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퇴 후 집에서 1인기업가를 준비하며 작은 성과가 하나씩 쌓일 때마다, 그 성취감을 자식 앞에서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의 뿌듯함을 앞세우기보다는, 묵묵히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편이 자식에게 더 오래 남는 가르침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3만 5천원 월세에서 43평 아파트까지, 제 이야기입니다

저는 스무 살에 집에서 나와 3만 5천원짜리 월세방에서 첫 독립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시골의 관사를 이용하며 월급의 80%를 저축했고, 결혼 3년 만에 남편과 함께 작은 아파트를 마련했습니다. 은퇴 이후에는 지금 소도시의 43평 아파트에 살면서, 집에서 1인기업가를 꿈꾸는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두 아들은 모두 대출을 낀 집이지만 각자의 이름으로 집을 마련해 살고 있습니다.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지만, 자식들이 스스로 자리를 잡은 것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힘든 사정만은 예외입니다 — 자식에게는 오히려 말해야 하는 이유

정주영 회장의 원칙 중 세 번째, 힘든 사정을 쉽게 내보이지 말라는 조언만큼은 자식과의 관계에서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이나 사회생활에서는 어려움을 감추는 태도가 신뢰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 안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부모가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자식에게 적당히 알려주는 것은, 자식이 부모를 막연히 완벽한 존재로만 여기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는 관계로 나아가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은퇴 이후 수입이 줄어든 현실이나 1인기업가로서 겪는 시행착오를 자식들에게 숨기지 않는 편입니다.



결론 — 자식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삶의 태도입니다

정주영 회장의 원칙 자식과의 관계에서는
가진 돈을 드러내지 마라 그대로 적용 — 재산 규모는 굳이 알리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큰 계획을 떠벌리지 마라 대체로 적용 — 준비 중인 일은 결과로 보여주는 편이 좋습니다
힘든 사정을 내보이지 마라 예외 — 적당한 수준의 솔직함은 신뢰를 쌓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작은 성공에 취한 마음을 숨겨라 그대로 적용 — 성취를 과시하기보다 다음 걸음을 보여주는 편이 낫습니다

결국 자식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돈 앞에서 겸손하고 성공 앞에서 자만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함께보면 좋은 글 추천

[이건희 자기혁신의 비밀: 평범했던 재벌 2세가 삼성을 바꾼 27살의 선택]

자주 묻는 질문

자식에게 재산 규모를 아예 말하지 않아도 되나요?

구체적인 액수까지 밝힐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상속이나 노후 계획처럼 자식의 인생 설계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시기를 봐서 대략적으로는 공유하는 편이 서로에게 안전할 수 있습니다.

작은 성공을 자식에게 아예 알리지 말아야 하나요?

알리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성취에 취해 다음 단계를 소홀히 하는 태도를 자식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사정을 다 이야기하면 자식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요?

모든 것을 다 털어놓기보다는, 자식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현실을 솔직하게 알려주는 정도가 적절한 경우가 많습니다.

은퇴 후 1인기업을 준비하는 부모로서 자식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결과보다 태도입니다. 돈을 얼마나 모았는지보다, 어떤 자세로 그 돈을 모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오래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정주영 회장의 원칙을 자녀교육에 적용할 때 가장 조심할 점은 무엇인가요?

원칙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가족이라는 관계의 특성을 고려해 일부는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