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사랑하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남겨진 행정 절차들을 묵묵히 정리하다 보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 누구나 한 번은 맞이해야 할 죽음 앞에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오늘 소개할 신원균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32장 3항 강해는 ‘개인의 죽음과 종말’을 다루며, 부활의 소망과 바른 기독교 장례 문화, 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사명에 대해 묵직한 통찰을 던져줍니다.
📖 당신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1. 죽음 이후, 반드시 부활과 심판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9장 27절은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라”*고 엄중히 경고합니다. 죽음은 끝이 아닙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 따르면, 마지막 날 불신자는 심판의 형벌을 받기 위해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부활하고, 의로운 성도는 영광을 얻기 위해 성령으로 말미암아 신령한 몸으로 부활하게 됩니다. 질병이나 노화에 얽매이지 않는 가장 완전하고 신령한 몸으로 덧입게 되는 부활의 소망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2. 기독교 장례 문화: 매장과 화장, 무엇이 성경적인가?
기독교인들 중에는 구약 시대의 족장들(아브라함, 요셉 등)이 가나안 땅에 매장된 것을 근거로 반드시 ‘매장’을 해야 부활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구약의 가나안 땅 매장은 천국 영생을 약속하는 ‘외적 표시’였을 뿐,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 신약 시대에는 더 이상 그 방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육체는 땅에 묻히든 화장을 하든 결국 흙으로 돌아갑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어떤 형태로 죽음을 맞이했든(순교자의 화형, 사고 등) 완벽한 육체로 부활시키실 능력이 있으십니다. 따라서 화장이나 수목장 등 현대 국가와 사회의 질서에 맞는 장례 방식을 취하는 것은 전혀 비성경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향을 피우거나 49재를 지내고 촛불을 켜는 등 이교도적이고 미신적인 행위를 철저히 배격하며, 고인에 대한 존경과 예를 다해 유가족을 위로하는 찬송과 말씀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바른 개혁주의의 모습입니다.

3. 천국의 상급과 삶의 마무리
우리의 구원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성경은 이 땅에서 눈물 흘리며 교회를 세우고 이웃을 섬긴 수고에 대해 반드시 ‘상급’으로 갚아주신다고 약속합니다. 남은 삶이 20년이 될지 30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살아 숨 쉬는 동안 최선을 다해 의를 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죽음을 지혜롭게 준비하는 것은 남겨진 가족을 위한 가장 큰 배려이기도 합니다. 사전 연명 의료 의향서를 작성해 자녀들이 무거운 의학적 결정에 대한 죄책감을 지지 않게 하고, 재산을 지혜롭게 정리해 두는 등 실질적인 준비가 필요합니다. 먼 훗날 아들들에게 남겨줄 글과 책 속에도, 단지 세상의 지혜뿐만 아니라 이렇게 죽음을 의연하게 맞이하는 믿음의 본과 신앙의 유산이 담겨야 할 것입니다.

📖 기독교 장례 절차
기독교 장례는 죽음을 ‘끝’이 아닌 영원한 하나님 나라로 가는 ‘새로운 시작’이자 ‘부활의 관문’으로 봅니다. 따라서 기독교 장례 예식은 고인의 영혼을 달래거나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주권을 인정하며 영광을 돌리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부활의 소망과 위로를 전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용어에 대한 이해: 예배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이시므로, 장례 절차를 ‘예배’라 부르기보다 **’예식(입관식, 발인식, 하관식)’**으로 부르는 것이 신학적으로 더 바른 표현입니다. 다만 한국 교회의 관행상 ‘예배’라는 명칭도 보편적으로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각 예식의 의미와 올바른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입관식
고인의 시신을 수의로 갈아입히고 관에 모시는(입관) 절차입니다. 유가족이 고인의 육신과 마지막으로 대면하는 시간이기에 가장 슬픔이 큰 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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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고인의 육신이 흙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음을 확인하고, 유가족이 슬픔 속에서도 부활의 신앙으로 이별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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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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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고백: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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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부활과 천국의 소망을 담은 찬송(예: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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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하나님의 평강을 구하는 기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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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봉독 및 설교: 목회자가 영생과 부활에 관한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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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도 (또는 주기도문): 목회자의 축도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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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발인식
장례식장을 떠나 장지(화장장 또는 묘지)로 향하기 직전에 드리는 예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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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고인이 이 땅에서의 모든 삶과 머물던 처소를 완전히 떠나 하나님 나라로 향함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남은 유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도록 기도하는 파송의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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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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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식사 및 신앙고백: 사도신경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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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및 기도: 위로와 인도하심을 구하는 찬송과 기도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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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봉독 및 설교: 천국에 대한 소망과 남겨진 자들의 신앙적 사명에 대해 말씀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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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보고 (생략 가능): 고인이 걸어온 신앙의 발자취를 간략히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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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도: 예식을 마친 후, 운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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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관식
장지에 도착하여 관을 땅에 묻거나, 화장 후 유골함을 납골당(수목장 등)에 안치할 때 드리는 마지막 예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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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간다”(전도서 12:7)는 말씀처럼, 고인의 육신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훗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 썩지 않을 영광스러운 몸으로 부활할 것을 확신하는 예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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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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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관 및 취토: 관을 땅에 내린 후, 목회자가 먼저 관 위에 흙을 덮는 ‘취토(取土)’를 하고 유가족이 순서대로 취토합니다. (화장의 경우 유골함 안치로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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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고백 및 찬송: 부활을 확신하는 신앙고백과 찬송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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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봉독 및 설교: 부활의 약속(예: 고린도전서 15장)을 주로 낭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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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도 및 마침: 모든 장례 절차를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마쳤음을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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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장례 시 주의해야 할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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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 대신 헌화: 향을 피우는 것은 혼령을 부른다는 전통적 의미가 담겨 있으므로, 기독교 장례에서는 향 대신 국화꽃을 바치는 헌화(獻花)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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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앞 절 금지: 죽은 자에게 절을 하는 것은 우상숭배로 간주되므로 영정 앞에서는 묵념이나 기도를 합니다. 단, 상주(유가족)와 맞절을 하거나 목례를 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 간의 위로와 예의이므로 무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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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제사상) 배제: 고인에게 음식을 바치는 제사상을 차리지 않으며, 식사는 문상객을 대접하기 위한 용도로만 쓰입니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방법
기독교적 관점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남겨진 가족을 배려하는 매우 지혜롭고 아름다운 신앙적 결단입니다.
1.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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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주권에 대한 순종: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안락사’와는 명백히 다릅니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임종 과정에 들어섰을 때, 기계적인 장치로 무의미하게 생명만을 연장하는 것을 멈추고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자연스러운 부르심에 순종하겠다는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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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성 유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로서, 의식 없이 중환자실 기계에 의존해 고통받기보다는 평안한 상태에서 가족들과 기도로 이별을 나누며 천국의 소망을 품고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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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향한 사랑의 실천: 임종의 순간, 남겨진 가족들이 ‘연명 의료 중단’이라는 무거운 결정을 직접 내리게 되면 평생 죄책감이나 심리적 부담을 안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본인이 건강할 때 미리 의사를 밝혀둠으로써 사랑하는 자녀와 가족들에게 결단의 짐을 지우지 않는 깊은 배려의 행동입니다.
작성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으며,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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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등록기관 방문: 반드시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에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가족 대리 작성이나 우편 작성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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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및 출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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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보건소 및 지정 의료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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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 관련 비영리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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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지참: 방문 시 본인 확인을 위한 신분증(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을 꼭 지참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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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상담 및 작성: 기관의 상담원과 1:1로 마주 앉아 제도의 의미와 중단되는 연명의료의 종류(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서식에 직접 서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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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등록 및 효력 발생: 서명한 의향서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의 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되면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참고 사항: 의향서를 작성했더라도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까운 등록기관을 다시 방문하여 내용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 기독교인은 부활을 위해 반드시 매장을 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육체는 매장이든 화장이든 결국 흙으로 돌아갑니다. 부활은 물리적인 보존 상태가 아니라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으로 이루어지므로, 화장이나 수목장 등도 모두 성경적으로 무방합니다.
Q. 장례 후 추도 예배나 49재를 지내도 괜찮을까요?
A. 49재나 삼우제와 같은 불교적/유교적 제사 의식은 죽은 자의 영혼이 떠돈다는 미신에 바탕을 두고 있으므로 금해야 합니다. 기독교의 장례는 고인을 기리고 산 자를 위로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돌아가신 날 가족이 모여 고인의 신앙을 추억하고 식사를 나누는 정도의 건전한 모임이 좋습니다.
Q.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 연명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성경적인가요?
A. 무의미한 연명 치료에 집착하기보다, 하나님의 섭리에 생명을 맡기며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자녀들이 결정의 짐을 지지 않도록 사전에 의향서를 명확히 남겨두는 것이 성경적인 죽음 준비의 일환이 될 수 있습니다.

